#
수단 내전 3년, 베를린에서 모인 국제사회의 시선
영국의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이 수요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주요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수단의 교전 당사자들에게 '유혈 사태의 즉각적인 중단'을 강력히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담은 수단의 파괴적인 내전이 시작된 지 3주년이 되는 시점에 개최되어 그 상징성이 큽니다.
하지만 많은 분석가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평화 정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수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자금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
턱없이 부족한 구호 자금과 영국의 지원 확대
현재 수단에 필요한 인도적 지원 자금 중 국제사회가 제공한 금액은 전체의 16%에 불과합니다. 이는 최근 이란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이 국제사회의 외교 채널을 독점하면서 수단 위기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영국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수단에 대한 새로운 지원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쿠퍼 장관은 수단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구호 단체와 긴급 대응실(Emergency Response Rooms,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풀뿌리 구호 네트워크)에 제공하는 원조 금액을 1,500만 파운드(약 260억 원)로 두 배 증액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베를린에서 나는 국제사회가 하나의 결연한 의지로 뭉치기를 촉구할 것입니다. 휴전과 외교적 해결책을 확보하여 고통을 멈추고, 수단 국민들이 스스로 평화로운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굶주림의 공포: 1,900만 명의 생존 위기
내전이 4년 차에 접어들면서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적대 행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최신 평가에 따르면, 전투의 여파로 인해 1,9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일부 지역은 아예 기근(Famine, 식량 부족으로 인해 대규모 사망이 발생하는 상태)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 식량 위기 수준을 5단계로 나누어 측정하는 국제 표준 지표)의 최신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위험 지역을 경고했습니다.
- 비상 단계(Emergency): 북코르도판, 서코르도판, 남코르도판 및 북다르푸르 지역의 광범위한 지역
- 재앙 단계(Catastrophic): 일부 지역 사회에서 나타나는 최악의 굶주림 상태
전문가들은 향후 몇 달 안에 이러한 비상 수준의 기아가 더 확산될 것이며,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가 2,200만 명에서 2,3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
얽히고설킨 외교적 이해관계와 정치적 교착 상태
평화를 위한 정치적 동력은 현재 거의 멈춘 상태입니다. 미국,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로 구성된 쿼드(Quad, 4개국 협의체)는 수단 정부군을 지지하는 반면, 아랍에미리트(UAE)는 신속지원군(RSF)의 주요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어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와 UAE(아부다비) 사이의 관계가 악화된 것이 결정적입니다. 지난 12월 예멘에서 양측의 대리 세력(Proxy forces, 강대국이 직접 나서지 않고 제3의 세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대) 간의 충돌이 발생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담당 정치 고문인 마사드 불루스가 베를린 회담에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새로운 외교적 돌파구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기술의 진화가 가져온 더 큰 비극: 드론 전쟁
외교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수단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특히 전투의 중심지인 코르도판 지역에서는 양측이 영토를 뺏고 뺏기는 소모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드론(무인 항공기) 기술의 도입입니다. 과거 수단에서는 우기(Rainy season)가 되면 이동이 어려워 자연스럽게 전투가 중단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는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전술적 휴식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드론의 사용 증가로 인해 전통적인 전투 중단 시기가 사라졌습니다. 이는 민간인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됩니다."
실제로 유엔(UN)은 올해 1월 이후 수단 내 드론 공격으로 인해 약 70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평화가 아닌, 더 효율적인 살상 도구로 쓰이고 있는 비극적인 현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