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10월 1일 카드 수수료 금지 규정이 시행되면서 Visa, Mastercard, EFTPOS, American Express는 사업자가 카드 결제 고객에게 별도 수수료를 추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 보이는 ‘서비스료’나 ‘일일 추가요금’이 모두 금지 대상인 것은 아니다. 핵심은 요금의 이름이 아니라 무엇 때문에 부과되는지다.

배경과 맥락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결제 방식과 무관한 실제 서비스료나 예약료 등은 계속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카드로 결제했을 때만 발생하는 요금이라면 ‘서비스료’라고 불러도 카드 수수료에 해당할 수 있다. 수수료를 다른 이름으로 바꿔 규정을 우회하려는 행위는 소비자를 오도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게 ACCC의 경고다.

금지 전에는 사업자의 약 16%가 카드 수수료를 부과한 것으로 호주중앙은행(RBA)은 추산했다. 카페·식당·식료품점·Aldi와 일부 온라인 상점이 포함됐고, 대형 소매업체 대부분은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RBA에 따르면 소비자는 2024~25년에 카드 수수료로 약 16억 호주달러를 냈으며, 기사에 인용된 자료에서 수수료는 거래액의 0.5~1.5% 수준이었다.

수수료 금지로 사업자의 카드 결제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자는 그 비용을 부담하거나 더 저렴한 결제 서비스 제공자를 찾거나, 상품·서비스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일부 카페와 식당이 카드 제공업체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10월 1일 메뉴 가격을 올렸다는 보도도 기사에 소개됐다.

이 소식이 뜻하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는 영수증에 새로운 항목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판단의 출발점은 요금이 모든 결제에 붙는지, 아니면 카드 결제에만 붙는지다. 가령 같은 상품을 현금으로 살 때는 추가 요금이 없고 카드를 낼 때만 요금이 더해진다면, 그 항목을 ‘서비스료’라고 표시했더라도 카드 수수료인지 따져볼 이유가 있다. 다만 기사에 나온 사례나 요금 표시만으로 특정 사업자의 위반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비용을 상품 가격에 포함하면 현금이나 더 저렴한 결제 수단을 쓰는 고객도 카드 결제 수용 비용의 일부를 나눠 부담할 수 있다. 현금이나 PayID 결제에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할인은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별도 수수료가 사라지면 결제 직전 추가액은 덜 보일 수 있지만, 표시 가격에 카드 결제 비용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알기 어려워질 수 있다.

물가 지표와 실제 지출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RBA는 기존 카드 수수료를 표시 가격에 포함하면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사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가 약 0.1%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기존 수수료는 CPI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인상된 표시 가격은 포함되므로, 이는 대체로 한 번 발생하는 측정 효과라는 설명이다. 사업자가 기존 수수료보다 더 크게 전체 가격을 올린다면 소비자가 실제로 더 내는 상황과는 별도로 봐야 한다.

관련 제도·지원 정보

사내 법률 가이드 L1은 한국의 소비자 피해·표시광고 쟁점을 다루는 자료로, 호주의 카드 수수료 규정에 적용되는 법률 안내는 아니다. 다만 소비자 오인 여부를 살필 때 광고나 표시의 일부 문구만 떼어 보기보다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전체적인 인상을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는 한국 자료의 기준은, 요금 표시를 확인할 때 참고할 수 있다. 이는 호주 규제기관이 실제로 어떤 증거를 요구하는지를 알려주는 기준은 아니다.

L1은 손해배상 문제에서는 표시가 오해를 불렀는지만이 아니라 실제 손해와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등도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소비자가 가격 차이를 문제 삼으려면 표시된 가격, 결제 단계에서 제시된 금액, 영수증의 요금 항목처럼 무엇이 달랐는지 구분해 두는 것이 상황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L1에는 구체적인 청구 기한이 제시돼 있지 않으며, 이를 근거로 호주에서의 권리나 절차를 단정할 수 없다.

확인된 사실과 아직 알 수 없는 것

확인된 사실

  • 10월 1일부터 카드 네트워크는 사업자가 카드 결제 고객에게 카드 수수료를 추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 결제 방식과 무관한 실제 서비스료·예약료는 계속 부과할 수 있다.
  • 카드 수용 비용은 사업자가 부담하거나 더 저렴한 결제 제공자를 찾거나 전체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 피할 수 없고 사전에 계산할 수 있는 의무적 일상 서비스료는 일반적으로 표시 총액에 포함해야 한다.
  • 카페·식당의 주말·공휴일 추가 요금은 별도 표시할 수 있지만, 메뉴에 요금 비율과 적용일을 눈에 띄게 밝혀야 한다.

아직 알 수 없는 것

  • 개별 사업자의 특정 서비스료가 카드 수수료를 이름만 바꾼 것인지 판단할 때 규제기관이 어떤 증거를 요구하는지는 기사에 나와 있지 않다.
  • 기사에서 언급된 개별 사업자가 실제로 규정을 위반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 각 사업자가 카드 결제 비용을 흡수했는지, 다른 제공자를 선택했는지, 가격에 반영했는지는 일괄적으로 알 수 없다.

독자가 확인할 것

  • 결제 전 표시 가격과 결제 단계의 금액, 영수증을 비교하고 새 요금이 어떤 결제 방식에서 발생했는지 살핀다.
  • 의무적인 일상 요금이 있다면 사전에 계산 가능한 요금인지, 표시 총액에 포함됐는지 확인한다. 주말·공휴일 추가 요금은 적용일과 비율이 메뉴에 명확히 적혀 있는지 본다.
  • 현금이나 PayID 할인 안내가 있다면 할인 조건이 분명히 공개됐는지 확인한다. 요금이 부당해 보이더라도 명칭만으로 위반을 단정하기보다 실제 적용 조건과 결제 내역을 구분해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