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한 자리를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대치가 장기화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8월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10월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청으로 헌법상 권한과 의무가 끝났다는 입장을 밝혔고, 청와대는 재제청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는 기존 요구를 다시 내놨다. 후임 자리는 10월 8일 기준 219일째 비어 있다.

배경과 맥락

대치의 핵심은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할 것인지, 이미 이뤄진 제청을 유지할 것인지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국회와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제청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재제청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약 50일간 재제청 요구와 거부, 여권의 사퇴 요구가 되풀이되는 국면으로 이어졌다고 보도됐다.

정치권의 비판도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10월 7일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이성윤 최고위원은 사퇴와 탄핵을 언급했다. 박균택 의원도 탄핵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제청대로 임명하면 대통령의 임명권은 있는 것이냐고 물으며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와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탄핵이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에는 선을 긋고 있다. 보도는 탄핵의 경우 명백한 위법 행위를 찾기 어렵고, 권한쟁의심판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두 선택지가 거론되는 것과 실제 절차가 시작되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 소식이 뜻하는 것

이 사안은 인선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대법원은 사건의 최종 심리와 선고를 담당한다. 대법관 한 명이 비어도 대법원 소부와 전원합의체의 심리·선고는 가능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1명이 12명 몫의 심리를 맡아야 한다. 따라서 공석이 길어지면 대법원의 업무 부담이 누적되고 상고심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 근무 경험이 있는 한 판사는 대법관 한 명의 공백이 길어지면 상고심에 미치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대법관 공석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은, 심리·선고가 당장 중단된다는 뜻이라기보다 대법원의 처리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법원에서 판단을 기다리는 사건의 당사자라면, 공석만으로 자신의 사건이 반드시 늦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공석이 장기화할수록 대법관들이 더 많은 심리 부담을 맡게 된다는 점에서, 인선 갈등의 해결은 법원 운영과 재판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다.

공석은 후임 인선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보도는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까지 현재의 공석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을 전망했다. 내년 5월 퇴임하는 천대엽 대법관의 후임 인선도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이 풀리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다만 이는 향후 상황에 대한 전망이지, 인선이 실제로 지연된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관련 제도·지원 정보

이 사안에서 거론된 권한쟁의심판(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서로의 권한 침해를 다투는 헌법재판 절차)은 누구나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사내 법률 가이드에 따르면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권한쟁의의 당사자가 자신의 권한이 침해됐거나 침해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야 하며, 개인은 청구할 수 없다.

청구기간도 두 기준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권한쟁의심판은 사유를 안 날부터 60일 이내이면서, 사유가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실제 청구가 이뤄질지, 청구 주체와 심판의 쟁점이 무엇일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보도에서 심판 가능성이 언급됐다는 사실만으로 청구가 임박했다거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탄핵심판은 권한쟁의심판과 절차가 다르다. 법률 가이드에 따르면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을 거쳐 헌법재판소가 공직자의 파면 여부를 판단한다. 보도는 조 대법원장의 탄핵과 관련해 명백한 위법 행위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짚었지만, 실제 소추가 이뤄졌다고 전하지는 않았다.

확인된 사실과 아직 알 수 없는 것

확인된 사실

  • 조희대 대법원장은 8월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서면 제청했다.
  • 조 대법원장은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국회와 대통령은 제청에 관여할 수 없으며 제청으로 헌법상 권한과 의무가 끝났다고 말했다.
  • 청와대는 재제청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후임 자리는 10월 8일 기준 219일째 비어 있었고, 대법원은 공석 상태에서도 심리와 선고를 할 수 있다.

아직 알 수 없는 것

  • 청와대와 조 대법원장이 공석 해소를 위해 어떤 구체적인 방안에 합의할지.
  •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하는 절차가 실제로 시작될지.
  • 이번 대치와 관련한 탄핵소추나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실제 제기될지.
  • 공석이 언제 해소될지, 그리고 대법원 사건 처리에 어떤 구체적인 변화가 생길지.

독자가 확인할 것

  • 후임 제청이나 후보자 추천 절차에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할 때는 발표된 조치와 정치권의 요구·전망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 권한쟁의심판이 실제 제기된다면 누가 청구했는지, 자기 권한의 침해를 주장하는 당사자인지, 사유를 안 날부터 60일과 사유 발생일부터 180일이라는 두 기간을 모두 지켰는지 살펴볼 수 있다.
  • 대법원에서 사건을 기다리는 독자는 공석 자체만으로 개별 사건의 처리 시점이나 결과를 단정하지 말고, 공식적인 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