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주 전 국회의원이 국회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뒤, 아내 송명순은 고향 광양에서 세 자녀를 돌봤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25년 4월 15일 김옥주와 김병회에 대한 진실규명을 의결하고, 두 사람이 헌병에게 체포될 때 영장을 제시받지 못했으며 법정 구금기간을 넘기고 자백을 강요받는 등 가혹 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사건이 조작됐는지, 김옥주에게 적용된 남로당 간첩 혐의가 사실인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배경과 맥락

김옥주의 아들 김진원은 2021년 6월 진실화해위원회에 국회프락치 사건의 증거조작 등을 조사해 달라고 신청했다. 위원회는 2025년 4월 전원위원회에서 진실규명을 의결했지만, 결정의 범위는 신청인이 우선적으로 밝혀 달라고 한 사건 조작 여부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자격)에 대해서도 위원회는 위법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결론 냈다.

김진원은 20여 년 전 어머니 송명순의 회고를 1년 동안 받아 적었다. 그 기록은 가족 자서전에 실렸고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에게도 전달됐다. 송명순의 회고에는 마을 이장이 그가 창고 바닥에 총과 칼을 숨겨 빨갱이들에게 주려 한다는 소문을 경찰에 알렸다는 내용이 나온다. 송명순은 경찰에 집을 수색해 보라고 했지만 수색은 이뤄지지 않았고, 자신은 누명을 썼다고 기록했다.

회고에 따르면 송명순은 1950년 1월, 돌이 지난 김진원과 함께 15일 동안 경찰서 창고에 갇혔다. 김진원은 자신과 어머니, 사촌 형도 사건 이후 인권침해를 겪었다고 말했다. 사촌 형 김진석이 아버지로부터 반정부 조직을 꾸리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자백하라는 요구와 함께 전기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김진원이 전해 들었다고 한 내용이다. 이는 김진원의 증언으로 전해진 가족의 경험이며, 각각의 사실이 이번 위원회 결정에서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위원회가 인정한 것은 김옥주와 김병회의 체포·구금과 자백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그리고 후손에게 이어진 피해의 일부다. 송명순의 경험도 그 가족 피해의 기록으로 결정문에 포함됐다. 하지만 인정된 침해와 사건 자체의 조작 여부는 별개의 쟁점으로 남았다.

이 소식이 뜻하는 것

이 결정은 과거사 진상규명이 한 번의 의결로 모든 질문에 답하는 과정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체포 당시 영장 미제시, 구금기간 초과, 자백 강요와 가혹 행위는 위원회가 인정했지만, 그 인정만으로 당시 혐의의 진위나 사건 조작 여부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결정의 의미를 읽을 때는 무엇이 확인됐는지뿐 아니라 무엇이 판단 범위에서 빠졌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가족에게 남은 피해는 당사자의 구금에 그치지 않았다. 송명순의 기록에는 경찰서에 갇힌 어린 자녀와 가족이 겪은 의심과 낙인의 경험이 담겼다. 김진원은 신원조회 때문에 해외 출국이 여러 차례 막혔다고 말했고, 여섯 번째 신원조회에서 통과한 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년간 현장소장으로 일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가 전한 개인 경험으로, 사건 이후 가족이 겪은 제약을 보여주는 사례다.

예를 들어 과거 국가기관의 피해를 조사해 달라는 신청을 준비하는 가족이라면, 당사자의 피해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구금·감시·진로 제약에 관한 회고와 기록도 따로 정리할 수 있다. 다만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내용이 조사기관의 판단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 김진원은 2025년 결정문을 50점으로 평가하면서도 조사관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고, 새로 출범한 3기 진실화해위원회에 사건 조작 여부를 다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관련 제도·지원 정보

이번 결정에서 쟁점이 된 영장 없는 체포와 구금,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은 현재 형사절차에서도 서로 구분해 살펴야 하는 문제다. 아래 절차는 사내 법률 가이드가 설명하는 일반적인 현행 형사절차 정보이며, 과거 사건에 소급해 적용된다거나 이번 위원회 결정의 결론을 바꾼다는 뜻은 아니다.

  • 구속적부심사(구속이 적법하고 계속 필요한지 법원에 심사를 구하는 절차)는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피의자와 법정 청구권자가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 등도 청구권자에 포함되며, 법원은 심문 뒤 석방 여부를 판단한다.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대한 불복과 구속적부심사는 다른 절차다.
  • 기소된 피고인은 보석(재판을 받는 동안 조건을 붙여 석방하는 제도)을 신청할 수 있다. 허가 여부와 조건은 개별 사정에 따라 법원이 정하며, 보석 조건을 어기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 보석이 취소되거나 보증금이 몰수될 수 있다.
  • 증거능력은 증거가 어떤 절차로 수집·작성됐는지, 법정에서 그 내용과 작성 경위를 다툴 기회가 있었는지 등에 따라 판단된다.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지만, 구체적인 사정과 예외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이번 진실화해위원회는 당시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해 위법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했으므로, 이 대목을 조서가 적법하거나 위법하다고 위원회가 확정한 것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확인된 사실과 아직 알 수 없는 것

확인된 사실

  • 김진원은 2021년 6월 국회프락치 사건의 증거조작 등을 조사해 달라고 신청했다.
  • 진실화해위원회는 2025년 4월 15일 김옥주·김병회 사건의 진실규명을 의결했다.
  • 위원회는 두 사람이 체포 때 영장을 제시받지 못했고, 법정 구금기간을 넘겼으며, 자백을 강요받고 가혹 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했다.
  • 위원회는 사건 조작 여부와 남로당 간첩 혐의의 진위를 다루지 않았고,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한 위법성 판단도 하지 않았다.
  • 송명순의 회고 기록은 김진원이 받아 적어 가족 자서전과 조사관에게 전달했다. 김진원은 사건 조작 여부를 3기 진실화해위원회에 다시 신청했다고 밝혔다.

아직 알 수 없는 것

  • 송명순의 집 창고에 실제로 총이나 칼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국회프락치 사건이 조작됐는지, 김옥주에 대한 간첩 혐의가 사실인지는 이번 결정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 김진원의 재신청이 어떤 결론을 맞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독자가 확인할 것

  • 과거사 진상규명 신청을 검토한다면 신청한 쟁점과 실제 결정이 판단한 범위를 나눠 확인하세요. 이번 사례처럼 인권침해는 인정돼도 사건 조작 여부는 판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가족의 회고, 자서전, 조사기관에 제출한 자료가 무엇을 뒷받침하는지 구분해 정리하세요. 회고에 담긴 주장과 위원회가 인정한 사실은 동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현재 구속된 가족의 절차를 알아보는 경우에는 수사 단계의 구속적부심사와 기소 뒤의 보석을 구분하고, 청구 자격과 법원의 조건을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