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논란, 배우 개인을 겨냥한 집회 예고로 번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출연 배우 유해진을 겨냥한 집회 예고로 확대됐다. 극우 성향 단체 신자유연대의 김상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기 위한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영화의 내용과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제작진을 넘어 배우 개인의 사생활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상진 대표는 집회 신고 접수증을 공개하며 10월 3일부터 30일까지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회 신고서와 함께 건물 사진도 공개
김 대표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신고 인원은 20명이며, 방송차 두 대와 접이식 간이 무대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신고 접수증과 함께 유해진의 거처로 추정되는 건물의 전경 사진도 게시했다. 다만 공개된 정보만으로 해당 건물이 실제 유해진의 자택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김 대표는 집회가 열리면 유해진이 거처를 옮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그를 ‘가출해 도망간 사람’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글도 덧붙였다. 이는 집회가 영화에 대한 의견 표명에 그치지 않고 배우 개인을 겨냥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집회 신고는 집회를 열 계획을 관할 기관에 알리는 절차로, 신고서가 공개됐다는 사실만으로 집회가 이미 열렸거나 모든 세부 사항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집회를 주도해 온 김상진 대표
김 대표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집회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20년에는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소녀상 철거를 주장했고, 2022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받은 추석 선물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인근에서 장기간 집회를 열어 유가족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는 12·3 내란 사태 이후에는 이른바 ‘윤 어게인’ 집회를 열어왔다. 과거 활동 이력은 이번 집회 예고가 영화 한 편에 관한 일회성 항의인지, 아니면 정치적 쟁점에 대한 기존 집회 활동의 연장선인지 살펴볼 때 참고할 배경이다. 다만 과거 행적만으로 이번 집회의 목적이나 적법성을 미리 단정할 수는 없다.
- 집회 신고 인원: 20명
- 신고된 기간: 10월 3일부터 30일까지
- 신고 내용에 포함된 장비: 방송차 두 대와 접이식 간이 무대
- 김 대표가 게시한 자료: 신고 접수증과 거처로 추정되는 건물 사진
영화의 해석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
‘암살자(들)’은 지난달 23일 개봉한 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어떤 관점에서 다뤘는지를 놓고 논쟁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 등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여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처럼 묘사했다며 상영 중단이나 법적 처벌을 거론해왔다. 영화의 장면과 표현이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창작물의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인지가 주요 쟁점이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비판과 출연 배우 개인을 겨냥한 공격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작품의 사실관계나 표현을 문제 삼으려면 해당 장면과 근거를 중심으로 논의해야 하며, 배우의 외모나 사생활을 공격하는 것은 작품에 대한 비평과 다른 문제다. 특히 정치적 논란이 개인의 거주지 공개나 직접적인 압박으로 이어질 경우,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 사이의 긴장도 커질 수 있다.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가 함께 쟁점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민주사회에서 중요한 권리다. 반면 특정인의 집 주변에서 집회를 예고하거나 거주지로 추정되는 장소를 공개하면 당사자와 주변 주민이 불안이나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신고된 집회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지, 경찰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현장 상황과 관련 법령에 따라 판단될 사안이다.
영화의 내용에 대한 비판과 개인을 겨냥한 모욕·위협은 같은 방식으로 다뤄질 수 없다. 쟁점은 작품에 관한 공개 토론이 안전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동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경계를 세우는 데 있다.
가령 영화의 역사 해석에 이견이 있다면 장면의 근거와 제작진의 설명을 놓고 토론할 수 있다. 하지만 배우가 어디에 사는지 추정해 공개하거나 그곳에서 압박을 가하는 행위는 논쟁의 초점을 작품에서 개인의 안전 문제로 옮길 수 있다. 집회가 예정된 기간 동안 당사자와 인근 주민의 안전이 어떻게 고려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논란의 향방은 집회 진행과 대응에 달려
이번 사안은 영화가 불러온 역사·정치적 논쟁이 온라인 발언을 넘어 오프라인 집회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집회가 실제로 열릴 경우 신고 내용과 현장 진행이 일치하는지, 주변의 통행과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주목된다. 동시에 영화에 대한 비판이 구체적인 근거를 갖춘 토론으로 이어질지, 배우 개인을 향한 공격으로 더 확산될지도 관건이다.
향후에는 집회 현장의 안전 관리뿐 아니라 거주지 정보와 인물 사진이 온라인에서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는지도 논란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개인의 안전과 사생활을 보호하는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지, 이번 집회와 후속 대응이 사회적 논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확인된 것은 집회 신고와 관련 게시물이 공개됐다는 점이며, 실제 집회 개최 여부와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이후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