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균류는 약 250만 종으로 추정되지만, 과학적으로 이름이 붙은 종은 약 16만 종, 전체의 5% 미만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평가를 받은 균류도 약 1300종에 그치며, 이 가운데 최소 411종은 멸종위험종으로 분류됐다. 과학자 중심의 전세계균류보전네트워크(GFCN)는 10월 19일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리는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7)에서 전세계 균류 보전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수치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균류의 종을 덜 찾아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떠받치는 생물군이 국제 보전 정책에서 오랫동안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문제다.
배경과 맥락
균류는 곰팡이나 버섯처럼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다른 유기물을 분해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진핵생물(세포 안에 핵이 있는 생물)이다. 버섯은 땅속 균류가 번식을 위해 만들어내는 자실체(포자를 만드는 구조)다. 겉으로 보이는 버섯만이 아니라 다양한 곰팡이와 그 밖의 균류가 이 생물군에 포함된다.
전세계균류보전네트워크는 2024년 보고서에서 균류를 ‘분해자’이자 ‘영양 순환자’로 규정했다. 균류는 죽은 동식물에 들어 있는 원소를 다시 이용 가능한 형태로 만들고, 대부분의 식물과 공생하며 많은 동물의 먹이가 된다. 따라서 균류의 중요성은 독립된 종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생태계 안에서 물질과 생물이 연결되는 과정을 살피는 데에도 있다.
그런데 생물다양성을 말할 때는 흔히 동물과 식물이 먼저 떠오른다. 기사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동물군(fauna), 식물군(flora)에 균류군(funga)을 더하는 ‘3에프(f)’ 용어 체계를 제안해왔다. 이는 단어를 하나 더 쓰자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생물다양성 조사와 보호종 목록, 정책 목표를 세울 때 균류를 별도의 생물군으로 확인하고 반영하자는 주장이다.
국제사회에서 균류 보전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려는 첫 시도는 2024년 콜롬비아 생물다양성총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영국과 칠레 정부는 과학자 중심 비영리단체 균류재단과 함께 균류군을 동물군·식물군과 동등한 독립 생물 영역으로 인정하자는 ‘균류 보전 서약’을 채택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 서약에는 모두 14개국이 동참했다.
이 소식이 뜻하는 것
유엔생물다양성협약에는 196개 당사국이 참여한다. 이 협약의 글로벌생물다양성프레임워크(국제 공통 생물다양성 목표 체계)는 2030년까지 육지와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각국은 국가생물다양성전략·행동계획을 세우고 이행·점검하는 방식으로 공통 목표를 구체화한다.
이때 보호지역의 면적 목표만으로 균류 보전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기사에서 제기한 우려는 동식물 중심으로 중요성을 판단하면, 균류의 관점에서 보전 가치가 있는 지역이 조사나 보호에서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균류를 생물다양성 정책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보호지역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조사, 보호종 목록 작성, 연구의 범위에도 균류를 포함하자는 뜻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어떤 국가가 보호지역을 정하면서 동식물의 분포만 주로 살핀다면, 균류가 중요한 지역은 평가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가정적 사례지만, 생물군을 무엇으로 세고 무엇을 조사하는지가 보전 정책의 우선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독자에게도 이 논의는 자연을 보호한다는 말이 어떤 생물을 조사하고 정책 대상으로 삼는지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련 정책의 움직임
균류를 생물다양성의 독립된 대상으로 다루려는 흐름은 국제 논의 밖에서도 나타났다. 기사에 따르면 브라질 환경기후변화부는 2026년 6월 국가 멸종위기종 목록에 균류 24종을 포함했다. 영국 케임브리지사전은 같은 해 7월 ‘funga’를 특정 지역이나 시기에 서식하는 모든 균류를 뜻하는 단어로 등재했다.
이런 사례가 각국 정책 전반에 균류 보전이 이미 정착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균류를 동식물과 나란히 이름 붙이고, 국가 목록과 생물다양성 논의에 포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COP17에서 공개될 전략이 실제 정책 목표와 조사·보호 체계로 이어질지는 이후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확인된 사실과 아직 알 수 없는 것
확인된 사실
- 균류는 약 250만 종으로 추정되지만, 과학적으로 이름이 붙은 종은 약 16만 종이다.
- IUCN 적색목록에서 평가를 받은 균류는 약 1300종이며, 최소 411종이 멸종위험종으로 분류됐다.
- GFCN은 10월 19일 COP17에서 전세계 균류 보전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 2024년 콜롬비아 생물다양성총회에서 균류 보전 서약이 채택됐고, 기사에는 14개국이 동참했다고 나온다.
- 브라질은 2026년 6월 국가 멸종위기종 목록에 균류 24종을 포함했다.
아직 알 수 없는 것
- COP17에서 공개될 전략에 어떤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이행 절차가 담길지는 기사에 나와 있지 않다.
- 각국의 국가생물다양성전략·행동계획에 균류 보전 목표를 반영한 국가가 얼마나 되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 IUCN 평가를 받지 않은 대다수 균류의 멸종위험을 어떤 방식으로 조사하고 평가할지도 제시되지 않았다.
독자가 확인할 것
- COP17에서 공개될 전략의 내용과 그 뒤 각국이 내놓는 이행 계획을 확인해,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다.
- 국가생물다양성전략·행동계획에 균류 조사와 보전 목표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면, 국제 목표가 국가 정책에 반영되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 보호지역 지정이나 멸종위기종 목록 관련 논의에서 균류가 조사 대상에 들어가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종을 얼마나 알고 평가하는지가 보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