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기 한겨레 열린편집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회의에서 위원들은 기사에 태그를 체계적으로 달고 좋은 기사를 이슈별로 묶어 독자가 쉽게 찾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인 발언을 전달할 때는 발언이 나온 맥락과 그 영향까지 설명해야 하며,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지면 기사를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경과 맥락
열린편집위원회는 독자의 다양한 의견을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기 위해 한겨레신문사가 2013년부터 운영해온 제도다. 서수민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연임해 앞으로 1년간 시민편집인을 겸하며 위원회를 이끈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8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회의에서 두드러진 문제 제기는 기사의 내용만큼이나 독자가 기사를 발견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오세욱 위원은 두 달치 한겨레 기사 8300여 건을 살펴본 결과 태그가 없는 기사가 55%였다고 밝혔다. 네팔 홍수 관련 기사 112건 가운데 53건에는 태그가 없었고, 나머지는 ‘기후위기’와 ‘기후 위기’라는 두 가지 표기로 나뉘어 있었다고 말했다.
태그는 관련 기사를 주제별로 모아 찾을 수 있게 하는 표지다. 같은 사안의 기사가 태그 없이 흩어지거나 같은 주제가 서로 다른 표기로 나뉘면, 독자는 그 이슈를 다룬 보도를 한꺼번에 살펴보기 어려울 수 있다. 위원들은 기사 자체가 부족한 것보다 이미 생산된 좋은 기사가 잘 보이지 않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정치 보도에서는 발언 전달과 맥락 설명 사이의 간극이 논의됐다. 오 위원은 두 달치 기사 가운데 정치 기사가 1300여 건이었고, 정치 기사 네 건 중 한 건꼴로 제목이 ‘누가 무엇을’ 형식이었다고 말했다.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알려도 그 말이 독자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은지 위원은 정치인 발언을 전할 때 발언이 나온 맥락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권석천 위원은 사실 확인을 넘어 맥락을 확인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희영 위원은 한겨레 유튜브 채널 콘텐츠의 거의 99%가 정치 방담 형식이라고 평가하면서, 갈등 상황을 발언 그대로 중계하는 보도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이 뜻하는 것
위원들의 문제 제기는 보도의 신뢰가 사실의 정확성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치인의 발언을 정확히 옮기는 일은 필요하지만, 발언의 배경과 영향을 함께 설명하지 않으면 독자는 사실을 접하고도 그 의미를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맥락을 보태는 일은 단순한 기사 구성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가 보도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과제다.
독자 접근성도 편집의 일부다. 관련 기사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 어렵거나 기획 보도가 눈에 띄지 않으면, 독자는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접하지 못할 수 있다. 이슈별 묶음과 일관된 태그는 독자가 한 사안을 이어서 읽을 수 있게 돕고,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에 맞게 내용을 재구성하면 기존 기사와 다른 경로로 독자에게 닿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위원회가 실제로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회의 내용만으로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독자가 네팔 홍수 보도를 더 살펴보려 한다면, 태그가 없거나 같은 주제가 두 표기로 나뉜 상태에서는 관련 기사를 한 번에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위원들이 제시한 기사 분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가정이다.
위원들은 좋은 기사를 이슈별로 묶고 태그로 찾기 쉽게 만들며,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혜정 편집국 총괄부국장은 태그 관리와 디지털 운영 전략을 다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선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한 일정이나 구체적인 실행안은 회의 보도에 제시되지 않았다.
확인된 사실과 아직 알 수 없는 것
확인된 사실
- 제14기 열린편집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첫 회의를 열었고, 서수민 교수가 위원장을 연임해 1년간 위원회를 이끈다.
- 열린편집위원회는 2013년부터 독자의 의견을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기 위해 운영돼 왔으며, 위원장을 포함해 8명으로 구성된다.
- 오세욱 위원은 두 달치 기사 8300여 건 가운데 태그가 없는 기사가 55%였다고 밝혔다.
- 위원들은 기사 태그와 이슈별 묶음, 정치인 발언의 맥락 설명, 디지털 콘텐츠의 재구성을 과제로 제안했다.
- 최혜정 편집국 총괄부국장은 태그 관리와 디지털 운영 전략을 다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알 수 없는 것
- 태그 체계와 이슈별 기사 묶음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개선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한겨레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 콘텐츠 구성을 실제로 어떻게 바꿀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열린편집위원회가 개선 여부를 다음에 언제 점검할지도 회의 보도에 나오지 않았다.
독자가 확인할 것
- 같은 주제를 다룬 기사를 찾을 때 태그와 이슈별 묶음이 일관되게 연결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 정치인 발언을 다룬 기사에서 발언이 나온 배경과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설명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 한겨레가 태그 관리와 디지털 운영 전략을 구체화하거나 후속 점검 결과를 공개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