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펼쳐지는 K-푸드 공동 전시
한국식품산업협회가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장에서 열리는 식품산업 박람회 ‘시알 파리 2026’에 참가합니다. 협회는 국내 식품기업 11곳과 함께 약 87개 부스, 총 778.5㎡ 규모의 ‘K-푸드 선도기업관’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번 전시관은 한국 식품의 여러 브랜드와 제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공동 무대이자, 해외 바이어와 기업이 사업 기회를 논의하는 공간으로 꾸려집니다.
협회는 2024년 전시에서 기존 정부 주도 한국관과 차별화한 기업 중심 전시관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올해는 참가 기업과 전시 규모를 모두 늘려 각 기업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한국 식품을 하나의 큰 흐름으로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전시관에는 기업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반영하고, ‘당신이 사랑하게 될 맛’이라는 공동 문구와 태극 문양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라면과 과자 같은 익숙한 제품뿐 아니라 전통 발효식품, 냉동 디저트, 식품 소재까지 한 공간에서 소개해 K-푸드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입니다.
유럽 소비자를 겨냥한 신제품과 체험 공간
이번 전시에는 농심, 대두식품, 롯데웰푸드, 빙그레, 삼립, 삼양식품, 샘표식품, 아워홈, 영풍, 오리진고메, 하림이 참여합니다. 기업별로 라면, 베이커리, 장류, 빙과, 간편식 등 서로 다른 제품군을 소개해 관람객이 한국 식품의 다양성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합니다. 제품 전시뿐 아니라 시식과 체험, 바이어 상담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농심은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신라면을 집중 소개하고, 유럽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신라면 로제’를 처음 공개할 계획입니다. 삼양식품은 불닭과 탱글 브랜드를 중심으로 방문객이 제품과 캐릭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합니다. 매대에서 포장만 보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맛과 분위기를 현장에서 체험하게 하려는 시도입니다.
삼립은 한국 민화를 바탕으로 한 ‘K-아뜰리에’ 공간에서 호떡과 호빵, 약과, 약밥을 활용한 부리토 등을 선보입니다. 샘표식품은 고추장과 간장, 연두 등 한국의 발효와 장 문화를 담은 제품을 소개합니다. 발효식품은 미생물이 재료를 변화시키며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식품으로, 해외 소비자에게는 한국 음식의 배경과 조리법을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소재가 됩니다.
간편식부터 식품 소재까지 넓어진 제품군
대두식품은 40년 이상 쌓아온 앙금과 쌀가루 기술을 바탕으로 순백쌀가루, 찹쌀떡 시트 등 식품 소재와 냉동 디저트를 소개합니다. 이 가운데 기업 간 거래를 뜻하는 ‘B2B’ 제품은 소비자가 매장에서 바로 사는 완제품이 아니라, 다른 식품회사가 빵이나 디저트를 만들 때 재료로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한국 쌀가루와 농산물을 현지 음식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 전시 방향입니다.
영풍은 떡볶이와 잡채 등 한국 길거리 음식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오리진고메는 닭강정과 핫도그 같은 한국식 간식을 선보입니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와 제로 제품, 죠스바와 스크류바, 간편식 등을 한 공간에서 소개합니다. 빙그레는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메로나와 붕어싸만코에 더해,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바나나맛 우유를 준비합니다.
하림은 프리미엄 라면과 소스류를 전시하고 시식과 구매 상담을 진행합니다. 아워홈은 간편식, 김치, 소스라는 세 가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해남김 페스토, 김 스낵, 숯불갈비맛 소스 등 약 150종의 제품을 소개합니다. 이처럼 제품군을 넓게 구성하면 한 가지 음식의 인기에 기대지 않고, 가정식부터 외식과 식품 제조까지 다양한 시장에서 한국 식재료가 쓰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17개 제품, 시알 혁신상에 선정
전시와 함께 제품의 새로움과 창의성을 평가하는 ‘시알 혁신상’에서도 한국 기업의 제품이 주목받았습니다. 선도기업관 참가 기업 가운데 6곳의 제품 17개가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새 제품이나 새로운 조리·활용 방식처럼 식품업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출품작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워홈은 레디시 페스토, 비빔밥 김치롤, 젠틀밀, 뉴웨이브 프로틴볼, 매직소바, 두부박 패키지 등 6개 제품이 선정됐습니다. 특히 ‘매직소바’는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뒤에도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과 천천히 녹는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 개념을 인정받아 냉동제품 부문상을 받았습니다. 조리 후에도 차갑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기존 냉동식품과 다른 특징으로 소개됐습니다.
대두식품에서는 삼색콩배기와 구황작물빵, 순백쌀가루 믹스, 보늬밤이 선정됐습니다. 농심의 라이필 더마 콜라겐, 롯데웰푸드의 아임컨트롤 바나바 껌, 영풍의 할랄 인증 요뽀끼 하리사 컵 떡볶이도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삼립은 김치호빵과 마요 소스, 조청 소스, 약밥 부리토 등으로 선정됐고, 약밥 부리토는 현장에서 시식과 체험을 제공하는 ‘시알 테이스트’에도 뽑혔습니다.
수상과 선정이 해외 판매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혁신상 선정과 현장 전시는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가 제품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수출과 재구매로 이어지려면 맛과 포장뿐 아니라 현지의 식품 규정, 알레르기 표시, 가격, 유통 방식까지 맞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운맛이 강한 제품은 매운맛 단계와 조리법을 분명히 안내하고, 식품 소재는 현지 음식에 어떻게 쓸 수 있는지 구체적인 조리 예시를 제시해야 합니다.
전시회가 수출 상담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
국제 식품 전시회는 기업이 여러 나라의 유통업체와 수입업체를 짧은 기간 안에 만나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바이어는 제품의 맛과 포장, 공급 가능 물량을 확인하고, 기업은 시장별 요구와 경쟁 제품에 대한 반응을 들을 수 있습니다. 시식과 상담이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려면 전시 이후에도 가격 협상, 통관 준비, 현지 유통망 확보 같은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번 전시관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완제품과 식품 제조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함께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라면과 과자처럼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은 브랜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쌀가루와 소스 같은 식품 소재는 현지 식당이나 제조업체가 한국의 맛을 자기 메뉴에 접목할 기회를 넓힐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판매 경로를 동시에 살피는 전략입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박진선 회장은 앞서 독일 쾰른에서 열린 아누가 2025 주빈국 참가에 이어 이번 파리 전시에서도 한국 식품기업의 경쟁력을 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세계 시장의 관심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가도록 참가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행사의 성과는 전시 기간에 얼마나 많은 관람객을 모으는지뿐 아니라, 이후 현지 판매와 장기 거래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입니다.
앞으로의 관전 지점
K-푸드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려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제품을 그대로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자의 식습관과 조리 환경을 살펴야 합니다. 매운맛과 단맛의 강도, 한 끼 분량, 보관 방법, 포장 크기 등은 시장마다 선호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제품 설명을 현지 언어로 제공하고 알레르기나 원재료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신뢰를 쌓는 데 중요합니다.
이번 파리 전시는 여러 기업이 각자의 대표 제품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 식품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신라면 로제와 바나나맛 우유처럼 새 시장에 맞춘 제품, 전통 발효식품과 쌀가루처럼 한국 식문화의 바탕을 보여주는 제품이 나란히 소개됩니다. 전시에서 형성된 관심이 실제 수입 계약과 반복 구매로 이어질 수 있을지, 행사 이후의 유통·판매 성과가 다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