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번식지에서 이어지는 새끼고래 폐사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의 발데스반도 일대에서 새끼 남방긴수염고래가 잇따라 죽고 있습니다. 폐사는 올해 6월부터 보고됐으며, 9월 하순에는 푸에르토마드린 인근 해변에서 새끼고래 사체 수십 구가 발견됐습니다.

발데스반도는 남방긴수염고래가 새끼를 낳고 기르는 주요 번식지입니다. 해양 생태계와 야생동물 보전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199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올해 폐사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거 대규모 폐사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2년 기록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

아르헨티나 고래보전연구소는 올해 죽은 새끼고래 수가 2012년에 폐사한 113마리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조사와 집계가 진행 중인 만큼 현재까지 확인된 정확한 숫자나 최종 규모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새끼고래의 죽음이 반복되면 개체군 회복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남방긴수염고래는 과거 포경(고래를 잡는 행위)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가 보호 노력과 함께 회복해온 종이기 때문입니다. 번식지에서 태어난 새끼가 성체로 자라 다음 세대를 잇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새끼 폐사의 원인을 밝히는 작업은 종 보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 발생 지역: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의 발데스반도와 푸에르토마드린 인근
  • 폐사 보고 시점: 올해 6월부터 이어짐
  • 비교 기준: 2012년 새끼고래 113마리 폐사
  • 현재 상황: 정확한 사망 원인과 전체 폐사 규모를 조사 중

갈매기 공격은 어떤 피해를 주나

갈매기는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는 고래의 피부와 지방을 쪼아 먹기도 합니다. 성체 고래는 몸을 물속에 둔 채 머리만 내밀어 공격을 피할 수 있지만, 새끼는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상처를 입기 쉽다는 설명입니다.

피부에 난 상처는 그 자체로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 수 있고, 상처 부위로 세균이 들어가면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폐사한 고래의 피부와 장기 조직에서 세균을 확인했으며, 어떤 세균이 검출됐는지, 감염이 실제 사망 원인이었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갈매기 공격과 세균 감염은 조사 대상인 원인 후보입니다. 현재까지 올해 집단폐사의 직접 원인으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만든 먹이 환경도 조사 대상

갈매기의 공격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인간 활동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생활쓰레기나 어업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이 갈매기에게 먹이를 제공하면, 갈매기 개체수가 늘거나 고래 주변에 모이는 행동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래보전연구소가 소개한 기존 연구는 1995년부터 2019년까지의 관찰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에서는 갈매기의 공격이 더 잦고 강할수록 새끼고래의 사망 위험도 높아지는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두 현상이 함께 관찰됐다는 의미이며, 올해 폐사 원인이 이미 밝혀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소 대표 디에고 타보아다는 갈매기만 탓하기보다 갈매기가 쓰레기와 어업 폐기물에 의존하게 된 환경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가 쉽게 노출되는 곳에서 새가 먹이를 찾기 쉬워지는 것처럼, 해안과 바다에 남겨진 폐기물도 야생동물의 먹이 활동과 개체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수온 상승과 엘니뇨 가능성도 살핀다

조사 책임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의 수의학자 마르셀라 우하르트는 기후변화나 엘니뇨에 따른 수온 상승이 세균 감염을 더 치명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의 바닷물 온도와 대기 흐름이 평소와 달라지는 현상으로, 여러 지역의 날씨와 해양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수온 상승이 이번 고래 폐사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환경 변화가 고래의 건강이나 세균의 활동에 영향을 줬는지, 갈매기 공격과 감염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등을 자료와 조직 검사로 살펴야 합니다.

원인 규명이 필요한 이유

  • 갈매기 공격으로 생긴 상처가 감염의 통로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검출된 세균이 사망을 일으켰는지, 아니면 폐사 뒤에 나타난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 수온과 기후 조건이 감염이나 고래의 건강에 영향을 줬는지 살펴야 합니다.
  • 폐기물과 어업 부산물이 갈매기의 먹이 환경을 바꿨는지도 평가해야 합니다.

폐기물 관리와 장기 관찰이 관건

올해 새끼고래가 왜 죽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사체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갈매기 공격과 감염, 해양 환경의 변화가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 가지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상황일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기존 연구가 보여준 갈매기 공격과 새끼고래 사망 위험의 연관성은 예방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해안의 생활쓰레기와 어업 폐기물을 줄이고, 고래 번식지 주변의 폐기물 관리와 야생동물 변화를 꾸준히 살피는 일이 가능한 대응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이런 조치가 올해 폐사의 원인을 직접 해결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조사 결과와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우하르트는 원인이 인간 활동과 관련돼 있다면 사람들의 행동과 관리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번식지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해양 환경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