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성적, 기대에는 못 미쳤다

한국 유도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인전을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로 마쳤다.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4개를 목표로 내걸었던 만큼, 메달 수와 별개로 금메달이 하나에 그친 결과는 대표팀에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금메달은 여자 57㎏급 허미미가 따냈다. 은메달은 장세윤(52㎏급), 김민주(78㎏급), 이현지(78㎏ 이상급)가 차지했고, 이준환(81㎏급), 김종훈(90㎏급), 한주엽(100㎏급), 김민종(100㎏ 이상급)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은 모두 값지지만,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금메달을 목표로 준비한 선수들에게는 결승에서 놓친 기회가 유독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결승에서 잇따라 놓친 금메달

대회 첫날 장세윤이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유도는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튿날에는 허미미가 여자 57㎏급 정상에 올라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이후 결승에서 은메달이 잇따라 나오면서 추가 금메달을 기대했던 흐름은 이어지지 못했다.

이현지는 결승에서 상대의 밭다리걸기에 걸려 한판을 내줬다. 밭다리걸기는 상대의 다리 뒤쪽을 걸어 균형을 무너뜨리고 넘어뜨리는 기술이다. 한판은 유도에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는 가장 높은 점수로, 경기 중 한판을 얻으면 승부가 즉시 끝난다.

김민주도 연장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판정으로 패했다. 결승까지 올라간 두 선수 모두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가 갈리며 금메달을 놓쳤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장면이 거듭된 만큼 선수단의 아쉬움도 컸다.

부상과 계체 탈락까지 겹친 초반 악재

대회 초반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변수도 발생했다. 2018년 대회 동메달과 2022년 대회 은메달에 이어 3회 연속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렸던 이하림은 16강에서 상대의 조르기에 걸린 뒤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었다. 이 상황으로 자동 한판패가 선언돼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정수진은 무작위 계체를 통과하지 못해 출전이 무산됐다. 계체는 선수가 신청한 체급의 몸무게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체급별 체중 제한이 있는 유도에서는 경기 전 계체를 통과하지 못하면 매트에 오르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경기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운과 실수가 초반부터 이어졌다. 특히 메달 후보로 꼽힌 선수가 예상보다 일찍 탈락하면 개인전 메달뿐 아니라 이후 경기 운영과 선수단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전 대회보다 나아졌지만 남은 과제

한국 유도는 직전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1개에 그쳤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2023년에 열렸으며, 당시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를 획득했다. 역대 최소 금메달 기록을 남긴 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훈련을 강화했지만, 금메달 수만 놓고 보면 이번에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다만 메달의 종류만으로 이번 대회의 의미를 모두 평가하기는 어렵다. 대표팀 안팎에서는 장세윤과 김민주 등 젊은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에게 이번 대회는 국제 종합대회의 긴장감과 결승전의 압박을 직접 경험한 무대이기도 했다.

경기 막판에는 기술의 완성도뿐 아니라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현지는 결승에서 상대의 기술을 예상하고도 순간적인 대처에 실패해 패했다. 이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이라기보다, 경험이 승부처에서 어떻게 결과를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 결승에서 경기 흐름이 급변할 때 대응하는 능력
  • 상대의 주특기를 읽고 즉시 다른 전술을 선택하는 판단력
  • 큰 대회에서도 평소 경기력을 유지하는 경험
  • 체중 관리와 부상 예방을 포함한 경기 준비의 안정성

이 같은 요소는 유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긴장감이 큰 경기에서 평소의 실력을 펼치려면 반복 훈련뿐 아니라 실전 경험과 위기 대응 능력이 함께 쌓여야 한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다음 대회를 향한 자산

이번 대회에서 확인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은 향후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큰 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르고, 강한 상대와 맞붙고, 패배의 원인을 직접 경험한 선수는 다음 경기에서 보완점을 더 구체적으로 찾을 수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서 쌓은 경험이 2년 뒤 올림픽과 4년 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경험이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결승에서 드러난 기술적 실수와 순간적인 판단 문제를 훈련에서 반복해 점검하고, 선수별 강점과 약점에 맞는 준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안게임의 개인전 메달은 선수 한 명의 경기 결과로 결정되지만, 대표팀의 경쟁력은 선수층과 훈련 체계, 경기 운영 경험이 함께 뒷받침할 때 더 단단해진다. 이번 대회의 아쉬움은 분명하지만, 여러 선수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점은 다음 도전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개인전에서 놓친 금메달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결승 경험과 경기 중 드러난 과제를 다음 훈련과 대회 준비에 반영할 수는 있다.

3일 혼성 단체전에서 마지막 도전

개인전을 마친 한국 대표팀은 3일 혼성 단체전에 출전한다. 이 종목은 남녀 선수들이 체급별로 팀을 구성해 맞붙는 경기로, 개인전과 달리 선수별 승패가 대표팀 전체의 결과로 이어진다. 출전 체급은 57㎏급, 73㎏급, 70㎏급, 90㎏급, 70㎏ 이상급, 90㎏ 이상급이다.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개인전의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김민종은 금메달 수는 많지 않았지만 대표팀 전력은 강하다고 강조했다. 한주엽도 부상을 감수할 만큼 강한 의지로 단체전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혼성 단체전에서는 특정 선수의 승리뿐 아니라 체급별로 안정적인 경기를 이어가는 팀 운영이 중요하다. 개인전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자신감을 이어갈 수 있는지, 젊은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얻은 경험을 팀 경기에서 발휘할 수 있는지가 관전 요소다.

한국 유도는 개인전에서 목표했던 금메달 수를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대회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과 대표팀의 전력을 바탕으로, 3일 혼성 단체전에서 마지막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