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어느 성실한 직장인의 당혹감
김미래 씨는 지난 15년간 한 중견기업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베테랑 팀장이었습니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동안의 노고를 보상받을 생각에 설렜지만, 막상 회사에서 제시한 퇴직금 추산액을 본 그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명세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매달 꼬박꼬박 지급받았던 식대보조비와 가족수당이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었습니다. 회사 측은 "우리 회사의 급여 규정상 식대와 가족수당은 퇴직금 계산에서 제외하게 되어 있다"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김미래 씨는 억울했습니다. 식대는 단순히 밥값이 아니라 매달 정기적으로 지급된 급여의 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회사 규정이라고 해서 법을 무시해도 되는 걸까? 내 소중한 퇴직금이 깎인 것은 아닐까?" 그는 고민 끝에 법률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
2. 핵심 법적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정기적으로 지급된 식대나 가족수당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성격의 임금인가? 둘째, 만약 임금에 해당하더라도, 회사 내부 규정으로 이를 제외하기로 했다면 그 규정은 법적으로 유효한가?
#
3. 한국 법이 말하는 '평균임금'이란?
한국의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퇴직금을 산정할 때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삼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평균임금의 정의: 산정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임금의 총액'에 무엇이 포함되느냐입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임금 여부를 판단합니다.
- 근로의 대가: 근로 제공과 직접적 혹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지급되어야 합니다.
- 정기성과 일률성: 특정 근로자의 우연한 사정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어야 합니다.
- 의무적 지급: 회사가 은혜적으로 주는 선물이 아니라, 지급 의무가 있는 항목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식대보조비나 일정한 요건의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가족수당은 원칙적으로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으로 봅니다.
#
4. 법원과 회사의 '규정' 사이의 밀당
그렇다면 회사 규정에서 이를 제외했다면 무조건 위법일까요? 한국 법원의 시각은 조금 더 유연합니다.
법원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퇴직금 수준을 '최저 하한선'으로 봅니다. 즉, 회사가 자체적인 퇴직금 규정(예: 근속연수에 따른 누진율 적용 등)을 가지고 있고, 그 규정에 따라 일부 수당을 제외하고 계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지급액이 법정 최저 퇴직금보다 많다면, 그 규정을 굳이 무효라고 하지 않습니다.
#
5. 김미래 씨의 사례에 적용해본다면?
이제 김미래 씨의 상황을 단계별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수당의 성격 확인: 김미래 씨가 받은 식대와 가족수당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으므로 법적으로는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이 맞습니다.
- 법정 최저액 계산: 먼저 식대와 가족수당을 포함하여 계산한 법정 퇴직금(1년 근무당 30일분 평균임금 $\times$ 근속연수)을 산출합니다.
- 회사 규정액 계산: 식대와 가족수당을 제외하고, 대신 회사가 적용하는 누진율 등을 반영하여 계산한 퇴직금을 산출합니다.
- 비교 및 판정: 만약 회사 규정에 따른 금액이 법정 최저액보다 높다면, 식대가 제외된 회사 규정은 유효하며 김미래 씨는 회사 규정에 따른 금액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회사 규정대로 계산한 금액이 법정 최저액보다 적다면, 회사는 그 차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합니다.
#
6. 결론: 김미래 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분석 결과, 김미래 씨의 회사는 오랜 근속자에게 유리한 '누진율'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식대와 가족수당이 계산에서 빠졌지만, 누진율 덕분에 최종 퇴직금은 법정 최저 기준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산출되었습니다. 결국 법적으로는 회사의 규정이 유효한 상황이었고, 김미래 씨는 회사 규정에 따른 고액의 퇴직금을 수령하며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었습니다.
💡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을 위한 조언:
- 두 가지 방식으로 계산해 보세요: '모든 수당을 포함한 법정 최저 퇴직금'과 '회사 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각각 계산하여 비교하십시오.
- 취업규칙과 급여규정을 확인하세요: 회사가 누진제 등 별도의 유리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차액이 발생한다면 청구하세요: 만약 회사 규정에 따른 금액이 법정 최저액보다 낮다면, 제외된 수당을 포함하여 재산정해달라고 당당히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