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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라진 혜택과 배신감: 김지훈 씨의 이야기
김지훈 씨는 10년 전, 성장 가능성이 높았던 '에이원 테크'에 입사했습니다. 당시 에이원 테크는 장기 근속자를 우대하는 퇴직금 누진제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근속연수가 쌓일수록 1년당 지급되는 퇴직금 액수가 가산되는 방식으로, 오래 일한 직원에게는 매우 큰 혜택이었습니다. 지훈 씨는 이 혜택을 믿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청춘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5년 전, 에이원 테크는 같은 계열사인 '글로벌 솔루션'에 흡수 합병되었습니다. 회사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지훈 씨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성실히 근무했습니다. 최근 정년퇴직을 앞두고 퇴직금 산정 내역서를 받아든 지훈 씨는 경악했습니다. 회사가 그동안 적용해온 방식은 단수제(근속 1년에 평균임금 1개월분 지급)였기 때문입니다.
지훈 씨가 계산한 누진제 기준 퇴직금과 회사가 제시한 단수제 기준 퇴직금의 차액은 수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회사는 "합병 후에는 모든 직원이 동일한 규정을 적용받는다"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지만, 지훈 씨는 억울했습니다. 합병 당시 누군가에게 설명은 들었을지 모르나,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겠다는 명확한 동의를 한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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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법적인 쟁점
이 사례에서 핵심이 되는 법적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가 합병되어 근로관계가 승계되었을 때, 합병 전 회사에서 적용하던 유리한 퇴직금 제도(누진제)가 합병 후에도 유지되는가? 아니면 합병 후 회사의 제도(단수제)로 자동 전환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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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 법이 말하는 퇴직금 원칙
대한민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의 최소 기준만을 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및 제8조사용자는 계속근로연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법은 '최소한 이만큼은 줘야 한다'는 하한선만 정했을 뿐, 그 이상의 혜택(누진제 등)을 주는 것은 각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맡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 단수제: 법정 최소 기준인 1년당 30일분 임금 지급.
- 누진제: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가산율을 적용하여 법정 기준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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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 법원의 판단 경향
우리나라 법원은 회사 합병 시 근로자의 지위와 권리를 보호하는 데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기본적으로 '포괄적 승계' 원칙을 따릅니다.
즉, 합병으로 인해 근로관계가 승계되면,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기존의 근로계약 내용과 취업규칙상의 권리·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봅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합병되었으니 이제부터는 우리 회사 규칙을 따르라"고 통보하는 것만으로는 기존의 유리한 조건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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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지훈 씨의 사례에 적용하기
지훈 씨의 상황은 합병 당시 어떤 절차가 있었느냐에 따라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뉩니다.
시나리오 A: 취업규칙 개정이나 별도의 합의가 없었을 경우 법원의 포괄적 승계 원칙에 따라, 지훈 씨의 퇴직금 제도는 에이원 테크 시절의 '누진제' 그대로 승계됩니다. 글로벌 솔루션이 단수제를 시행하고 있더라도, 에이원 테크에서 넘어온 직원들에게는 누진제를 적용해야 합니다. 이 경우 지훈 씨는 당연히 누진제로 계산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B: 합병 후 퇴직금 제도를 단일화하기로 규정을 개정한 경우 만약 회사가 취업규칙을 개정해 누진제를 단수제로 바꿨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94조'입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누진제에서 단수제로 바꾸는 것은 명백히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입니다. 따라서 지훈 씨를 포함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없었다면, 그 개정은 무효입니다. 지훈 씨가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고, 과반수 동의 절차조차 없었다면 여전히 누진제를 적용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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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결론: 지훈 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훈 씨는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확인한 결과, 합병 당시 회사 측이 형식적인 공고만 냈을 뿐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밝혀냈습니다. 결국 지훈 씨는 법원에 '취업규칙 무효확인 및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에이원 테크 시절의 누진제가 적용된 퇴직금을 전액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을 위한 실무 팁
- 입사 당시의 취업규칙과 합병 전후의 규정을 확보하세요. 특히 퇴직금 산정 방식이 명시된 문서를 보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동의서 서명 여부를 기억하십시오. 회사에서 '근로조건 변경 동의서' 등에 서명했는지, 혹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서명했는지 확인하십시오.
- 섣불리 합의금에 사인하지 마세요. 회사가 제시하는 적당한 수준의 합의금에 사인하는 순간,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 상의 후 대응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