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와 새 기관 출범

2026년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했습니다. 공소청은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기소와 법정에서 혐의와 증거를 다투는 공판을 맡는 기관으로, 중수청은 중대한 범죄의 수사를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참여연대는 두 기관의 출범을 형사사법체계 개혁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형사사법체계는 범죄를 수사하고, 재판에 넘길지 결정하며, 법정에서 책임을 가리는 국가의 절차와 기관을 뜻합니다.

참여연대는 검찰청 폐지를 “검찰의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는 새 제도가 실제로 권한 남용을 막고 시민의 신뢰를 얻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78년간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이라는 비판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검찰이 78년 동안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독점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사권은 범죄 혐의를 조사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권한이며, 기소권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지 결정하는 권한입니다.

두 권한이 한 조직에 집중되면 수사 방향을 정하는 일과 그 수사 결과를 토대로 재판을 청구하는 일이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참여연대는 이런 권한 집중이 오남용으로 이어져 사회적 폐단을 낳았다고 주장하며, 검찰청 폐지를 과거의 권한 행사에 대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검찰이 개혁에 저항하고 조직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치중해 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과거 검찰권 오남용에 대한 반성이나 국민을 향한 사과가 부족했다며, 제도 변화만으로 신뢰가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는다고 짚었습니다.

공소청 검사는 기소와 재판에 역량 집중해야

참여연대는 공소청 검사들이 기존 수사권과 수사 인력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공소관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공소관은 검찰을 대표해 재판에서 공소 내용을 설명하고 증거를 제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역할과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하는 역할을 분리해 각 기관이 맡은 일에 집중하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공소청이 기소와 공판에서 전문성을 쌓고, 수사기관의 활동을 법률에 따라 검토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시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입니다.

  • 공소청: 사건을 재판에 넘길지 판단하고 법정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
  • 중수청: 중대 범죄의 사실관계와 증거를 조사하는 역할
  • 개혁의 과제: 각 기관의 권한을 분명히 나누고, 한 기관에 권한이 다시 쏠리지 않도록 통제하는 일

남아 있는 수사 권한 규정도 정리해야

참여연대는 공소청·중수청뿐 아니라 국가수사본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여러 수사·기소 기관이 함께 활동하는 새 체계가 빠르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수사본부는 경찰의 주요 수사를 담당하는 조직이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입니다.

기관이 여러 곳으로 나뉘었다고 해서 권한 분산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률 아래에 마련되는 세부 규정인 하위법령에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이나 수사 지휘와 관련된 조항이 남아 있다면, 새 제도의 취지와 실제 운영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우려입니다.

참여연대는 하위법령에 남아 있는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과 수사 지휘 관련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 되지 않으려면

참여연대는 중수청이 과거 검찰의 특별수사 조직을 확대해 놓은 것처럼 운영되거나, 사실상 ‘제2의 검찰청’이 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사기관을 새로 만들더라도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충분한 통제가 뒤따르지 않으면, 조직의 이름만 달라졌을 뿐 과거의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반대로 중수청의 수사 역량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면 시민들이 범죄 대응에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중수청과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능력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해, 기관 분리로 생길 수 있는 공백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앞으로 제도 안착 여부는 권한을 법으로 어떻게 나누는지뿐 아니라 실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기관 간 협력이 원활한지, 각 기관의 결정에 책임을 물을 장치가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시민의 권리 보호와 공정한 절차로 이어지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제도 개편 이후 남은 과제

이번 변화는 검찰청이라는 기존 조직을 없애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를 누가 검토하고, 재판에 넘길 필요가 있는 사건을 어떻게 판단하며, 권한을 잘못 행사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참여연대는 정부와 여당이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새 기관의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수사 역량을 갖추는 한편, 독립성과 견제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제도 변화가 시민이 체감하는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출범은 새 형사사법체계의 출발점입니다. 개혁의 성패는 권한을 실제로 분산하고, 수사 공백을 막으며, 어떤 기관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남지 않도록 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